인생살이/일상다반사

이기심과 이타심에 관하여

웅디캉 2025. 5. 6. 15:10

어떤 삶을 살고 싶냐,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남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삶', '내가 가진 기술로 도움을 주는 삶' 이라고 대답해왔다.

 

내가 감사와 행복을 느낀 순간 또한

'타인이 나로 인해 행복하고 즐거웠을 때', '내가 유의미한 도움을 주었다는 걸 목도했을 때' 였다.

 

사람을 만나러 갈 때면 늘 무언가를 주고 싶었다. 마음, 시간, 깨달음, 간식, 행복 같은 것 말이다.

얼마 전 확인해본 생활기록부에도 '빵을 챙겨와서 나눠주는 맘씨 좋은 학생' 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나는 왜 주는 것을 좋아할까?

이유를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보았다.

 

첫번째는 '주는 것'이 사랑받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를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 여기고 있다. (점점 나아지고 있긴하지만)

그래서 뭔가를 내어주면 타인이 나를 좋아해줄 것이라 생각하고 자꾸만 뭘 주려고했던 것 같다.

내가 사랑받기 위해 '주는 방식'을 선택하여 사랑을 강요하고 구걸했던 방법! 

그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 필요한 것인지 들여다 보지도 않은채, 그저 내가 주고싶은 것을 주며 혼자 만족했다. 

마음을 보답받지 못할 때면 왜 나의 맘을 몰라주냐며 서운해 하던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왜 너가 맘대로 줘놓고 보답을 바라냐? 주는 것 자체를 즐겨야지!' 하고 나 자신을 탓하기도 했다.

이타심이라고 포장한 이기심이었다.

 

두번째는 내가 준 것과 같은 걸 돌려받는 경험, 줌으로써 다시 채워지는 경험, 남에게 받고싶은 것을 먼저 줌으로써 내가 채워지는 그 느낌 자체에서 오는 꽉찬 행복감! 때문이다.

그 행복감이 너무 좋아서 요즘은 사람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되는 것 같다.

저 사람은 어떤걸 필요로 할까, 어떤 걸 좋아할까, 어떤 말을 건네주면 좋을까. 같은 것들. 그런걸 유심히 파악하고, 행해보고, 확인해보며 조율해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그리고 그런건 다 내 안에 쌓인다.

꺼내는 과정에서 나한테 이런것도 있었구나? 확인하는 과정이 좋고, 꺼내 놓고도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걸 발견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좋다.

이기심임을 인정한 이타심이었다.

 

 

여전히 나에겐 두가지 이유가 공존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사랑받고 싶고, 감사받고 싶다. 그래야 내 기분이 좋으니깐... 

정말로 '주는 것 자체'만을 즐길 수도 있을까? 난 아직 그러진 못할 것 같다.

느껴보지 못해서 모르는 것일까? 

아직 수련이 조금 더 필요한 걸로..!

 

 

영감받은 콘텐츠

- 이기적 유전자 (읽는중;;)

- https://youtu.be/CVn4gUMKcLU?si=fuwiJe0DKDjBXrri